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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인의 도안·작품·실 기록을 한곳에 모으고, 처음 뜨개를 배우는 분들을 위한 공개 가이드도 함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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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 가이드/9분 읽기

집에 쌓인 실을 죄책감 없이 정리하는 순서

타래를 세는 대신 미터와 상태를 기준으로 재고를 나누면, 다음에 무엇을 살지와 무엇을 뜰지가 분명해집니다.

발행 2026-09-04 · 수정 2026-09-16

바구니와 나무 상자에 나눠 담은 여러 색의 실 타래
예쁨이 아니라 상태와 미터로 먼저 나누면 재고가 부담으로 남지 않습니다.

실이 쌓이는 전형적인 이유

예쁜 타래를 먼저 사고 도안을 나중에 고르면 재고는 늘고 작품은 느려집니다. 할인 기간에 산 실, 여행지에서 산 실, 선물받은 실이 섞이면 ‘있는 줄 모르고 같은 굵기를 또 사는’ 일이 반복됩니다.

정리를 미루는 이유는 대개 시간 부족보다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쁨/안 예쁨으로 나누면 결정이 감정적이 되고, 결국 상자를 닫아 버립니다. 숫자와 상태만으로 먼저 나누면 마음이 한결 편합니다.

한 번에 끝내지 않는 4단계

새 타래, 시작된 실, 잔실, 선물 실로 나눠 놓은 네 더미
꺼내기, 상태 분류, 숫자 기록, 다음 작품 연결. 처음부터 색상 정렬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1단계는 꺼내기만 합니다. 서랍과 가방, 작품 바구니에 들어 있는 타래와 잔실을 한곳으로 모읍니다. 이 단계에서는 버리지 않습니다.

2단계는 상태 분류입니다. 라벨이 있는 새 타래, 시작된 타래, 잔실(한 작품에 쓰기 어려운 소량), 용도를 정하지 못한 선물 실로 나눕니다. 좀먹거나 냄새가 심한 실은 따로 둡니다.

3단계는 정보 기록입니다. 브랜드, 이름, 색, LOT, 남은 무게 또는 타래 수, 섬유를 적습니다. 저울이 있으면 잔실은 그램으로, 새 타래는 라벨의 미터로 적는 것이 이후 도안 선택에 유리합니다.

4단계는 다음 작품과 연결입니다. ‘지금 뜨는 작품용’, ‘다음 계절 예약’, ‘잔실 소품용’, ‘나눔/양도 후보’처럼 네 칸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색상 정렬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리 후에도 재고가 다시 늘지 않게

새 실을 사기 전에 같은 굵기와 비슷한 색이 이미 있는지 목록만 확인해도 중복 구매가 줄어듭니다. 도안을 정한 뒤 부족한 미터만 사는 순서를 기본값으로 두면 재고는 천천히 건강해집니다.

잔실은 실패가 아닙니다. 코스터, 수세미, 배색 줄, 어린이 소품처럼 작은 작품의 재료입니다. 잔실 무게를 적어 두면 ‘이 소품을 뜨기에 충분한가’를 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선물 받은 실을 죄책감 없이 다루는 법

색이나 굵기가 내 취향이 아니어도 즉시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무게와 섬유만 적고 ‘나눔 후보’ 칸에 두면, 나중에 작은 배색이나 연습 스와치로 쓰일 기회가 생깁니다.

좀이 있거나 냄새가 강한 실은 다른 재고와 분리하세요. 얼리기, 햇볕 말리기 같은 응급 처치는 섬유에 따라 오히려 손상을 줍니다. 상태가 나쁘면 작품용에서 제외하는 것이 나머지 재고를 지키는 일입니다.

새 실을 사기 전, 나눔 후보와 잔실 목록만 훑어도 ‘비슷한 살구색이 이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정리는 버리는 의식이 아니라, 다음에 무엇을 안 사도 되는지를 밝히는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