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 가이드10분 읽기
바늘도 성격이 있어요 — 종류, 용도, 손에 쥐는 법
대바늘, 줄바늘, 양끝바늘, 코바늘이 각각 잘하는 일이 다릅니다. 호수와 소재, 첫 코를 거는 마음까지 초보 말로 풀어 봅니다.
발행 2026-09-17

바늘 가게에 들어가면 숲이 펼쳐집니다
실 가게에 처음 들어가면 벽이 숲처럼 보입니다. 길고 짧은 막대, 줄에 매달린 끝, 갈고리, 양쪽이 뾰족한 짧은 것들. 이름이 없어도 손부터 가고 싶어지는 풍경입니다. 그런데 그 숲은 사실 두 그루입니다. 대바늘과 코바늘. 나머지는 그 두 가족이 작품 모양에 맞춰 옷을 갈아입은 모습입니다.
대바늘(니트)은 코를 바늘에 올려 둔 채 다음 단을 만듭니다. 코바늘(크로셰)은 갈고리로 코를 걸어 올린 뒤, 완성된 코를 천에 남겨 둡니다. 같은 실이라도 집이 서는 방식이 다릅니다. 도안이 어느 쪽 도구인지 확인하는 일이, 예쁜 바늘을 고르는 일보다 먼저입니다.
좋은 소식은 바늘이 시험을 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툴면 코가 헐겁거나 조일 뿐입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아직 악수가 서툰 상태입니다. 종류와 용도만 먼저 알아 두면, 가게 벽은 숲이 아니라 이름표가 됩니다.
직선 대바늘과 줄바늘, 넓게 뜨거나 둥글게

직선 대바늘은 젓가락과 가장 비슷합니다. 한쪽에만 끝이 있고 반대쪽은 막혀 있어서, 코가 뒤로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목도리, 담요 조각, 앞판과 뒷판을 따로 뜨는 스웨터처럼 ‘펼쳐서 뜨는’ 작품에 익숙합니다. 단이 바늘 길이보다 넓어지면 손이 북적입니다. 팔꿈치로 바늘 끝을 고정하며 뜨던 풍경이 바로 이 도구의 장면입니다.
줄바늘은 짧은 끝 두 개를 줄로 이은 모습입니다. 영어로는 circular needle이라고 부르지만, 둥글게만 뜨는 도구는 아닙니다. 목도리처럼 왕복해도 되고, 모자나 스웨터 몸판처럼 원통으로 이어도 됩니다. 코는 대부분 줄 위에 쉬고, 손이 움직이는 것은 끝 몇 센티미터뿐입니다. 손목이 직선 바늘보다 덜 피곤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줄이 작품 둘레보다 너무 길면 코가 늘어지고, 너무 짧으면 바늘이 빼곡해집니다. 지금 뜨는 코가 줄에 편안하게 앉는지만 보면 됩니다.
쓰는 순서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한 끝에 코를 걸어 두고, 다른 끝으로 코를 떠 넘깁니다. 둥글게 이을 때는 첫 단이 꼬이지 않았는지만 한 번 확인하세요. 교체형 줄바늘은 끝과 줄을 따로 갈아 끼우는 세트입니다. 여러 작품을 동시에 걸어 둘 때 빛을 봅니다. 첫 목도리에는 도안 호수의 줄바늘 하나면 충분합니다.
양끝바늘은 작은 텐트를 칩니다

양끝바늘은 양쪽이 뾰족한 짧은 막대입니다. 보통 네 개나 다섯 개를 한 세트로 씁니다. 영어권에서는 DPN, double-pointed needles라고 부릅니다. 양말, 소매, 장갑 손가락처럼 둘레가 작은 원통을 뜰 때, 줄바늘의 줄이 남아서 거추장스러우면 이 짧은 막대들이 나섭니다.
쓰는 법은 고슴도치처럼 보여도 단순합니다. 코를 세 개 또는 네 개의 바늘에 나눠 걸고, 남은 빈 바늘로 한 면씩 뜹니다. 방금 뜬 바늘은 손에서 떠나 작품의 한 변이 되고, 빈 바늘이 다음 면을 기다립니다. 한 바퀴만 돌아도 ‘아, 작은 텐트였구나’ 하고 손이 이해합니다. 소파 아래로 한 개가 굴러가는 일은 통과 의례에 가깝습니다. 여분 하나를 세트에 넣어 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줄바늘로 매직루프를 하면 양끝바늘 없이도 작은 원을 뜰 수 있습니다. 줄을 반으로 접어 코를 두 무리로 나누고, 한 무리씩 뜨는 방법입니다. 둘 다 정답이니, 손이 덜 꼬이는 쪽을 고르면 됩니다.
코바늘은 한 손으로 집을 짓습니다

코바늘은 물음표처럼 생긴 갈고리 하나입니다. 대바늘이 코를 줄줄이 바늘에 올려 둔다면, 코바늘은 지금 작업 중인 한 코만 훅에 걸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이 바늘에서 미끄러져 내릴 걱정이 적고, 가방·수세미·코스터·아미구루미처럼 입체나 무늬 조각에 잘 맞습니다. 그래니 스퀘어를 반복해 이어 붙이면, 작은 네모가 담요가 되기도 합니다.
호수는 갈고리 목의 굵기입니다. 굵을수록 코가 성기고 천이 부드러워지며, 가늘수록 아미구루미처럼 속이 안 비치는 촘촘한 면이 됩니다. 처음에는 중간 굵기 실과 그에 맞는 훅 하나로, 작은 네모를 반복해 보는 편이 손이 빨리 기억합니다. 튜니지언은 긴 훅에 대바늘처럼 코를 올려 두는 사촌입니다. 도안이 지정한 훅을 따르면 됩니다.
조연도 있습니다. 케이블 무늬를 잠시 맡겨 두는 보조 바늘, 실마리를 숨기는 무딘 봉합 바늘, 단의 위치를 표시하는 마커. 이들은 주인공이 아닙니다. 본작품에서 실제로 막히는 순간이 온 뒤에 사도 늦지 않습니다.
호수와 소재, 손이 먼저 고릅니다
호수의 진짜 이름은 밀리미터입니다. 미국 번호와 일본 번호는 방언입니다. 3.5mm와 4mm는 숫자 하나로 보이지만, 10cm 안의 코 수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도안에 적힌 단위와 바늘에 새겨진 단위가 같은지, 사기 전에 한 번만 맞추세요. 같은 호수라도 대바늘과 코바늘의 코 높이·실 소모량은 다릅니다. 도구를 바꿔 가며 한 도안을 읽지 마세요.
소재는 손의 성격입니다. 대나무와 나무는 실이 덜 미끄러워 초보가 코를 놓치기 어렵습니다. 금속은 빠르고, 겨울에는 차갑습니다. 플라스틱은 가볍지만 굵은 실에서 휘는 제품도 있습니다. 쥐는 힘은 연필보다 약하게. 바늘을 꽉 잡으면 코가 조이고 손목이 먼저 지칩니다. 실을 왼손에 두고 집어 올리는 방식(콘티넨탈)이든, 오른손으로 실을 감아 던지는 방식이든, 손이 안 아픈 쪽이 정답입니다.
빠른 지도만 적어둡니다. 목도리와 담요는 직선 대바늘이나 긴 줄바늘. 모자와 넥워머는 짧은 줄바늘이나 양끝바늘, 혹은 코바늘. 양말과 소매는 양끝바늘이나 작은 줄바늘. 스웨터 몸판은 80~100cm 줄바늘. 아미구루미와 그래니 스퀘어는 코바늘. 이 지도는 출발점이지 법전이 아닙니다. 사용한 바늘의 호수와 소재, 줄 길이만 작품 기록에 남겨 두세요. KnitBook에는 도안과 실 옆에 그 숫자만 적어두면 충분합니다. 어떤 바늘을 살지가 궁금하다면, “대바늘·코바늘·줄바늘, 첫 작품에 맞게 고르는 법”에서 세트부터 사지 않는 순서를 짧게 적어 두었습니다.